본문바로가기


본문 영역

홈 웹진/갤러리 > 웹진

웹진 - 삼성전자 육상단 선수들과의 밀접 인터뷰 및 기획 소식을 웹진에 담았습니다.

포커스섹션

이봉주선수 북경마라톤 참가 및 북한선수단과의 만남

게시일 : 2003-02-17 | 조회수 : 12,545

* 이봉주선수 북경마라톤 참가 및 북한선수단과의 만남

모든 회원국이 참가했고 특히 북한이 참가한 부산아시안 게임에서 우리는 90개가 넘는 금메달을 획득하며 당초 목표대로 일본을 누르고 종합 2위를 달성했다. 모든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육상에서의 성적은 아쉬움이 남는다.

육상은 아시안 게임 38개 종목 중에서 가장 많은 45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종목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올림픽 표어를 그대로 대표하듯이 육상경기는 모든 운동경기의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번 육상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번 대회에도 우리는 금메달을 3개 얻으며 당초목표를 달성(?)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또한, 우리의 금메달은 육상의 기본인 트랙경기가 아닌 필드(여자 창던지기, 남자 높이뛰기)와 도로(남자 마라톤)경기에서 얻은 결과라 아쉬움을 더하게 한다.

대부분의 타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우리의 경기 수준을 볼 때 유난히 기본종목인 육상과 수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엘리트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우리의 경기단체 현실에서 육상종목의 저변이 다른 인기종목에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육상에 재능있고 소질있는 많은 유망선수들의 재능을 펼치기도 전에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인기종목으로 옮겨가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자원이 부족하게 되고 이는 곧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일반인의 육상에 대한 관심도 제고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이번 아시안 게임 기간 중에도 타 구기종목이 열리는 경기장에 비해 육상경기가 진행 중인 주경기장은 텅 빈 관중석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아시아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이러한 경기에서도 관중석이 비는 모습은 일반 육상경기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단면이다.

어찌 보면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도 아시안 게임 남자 마라톤 4연패를 일궈 낸 우리 육상인 들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우리는 국제대회에서의 우리 육상종목의 성적이 우리의 육상인구 저변확대에 있고 이는 일반인들의 육상에 대한 관심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육상인구의 저변확대는 무엇보다도 일반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생활체육의 활성화에 있다고 본다.

지금 전국적으로 마라톤 열풍이 불고 있다. 많은 지역 및 직장에서 마라톤동호회가 결성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거의 매주 일요일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일부 대회는 수만 명이 참가하고 있고, 너무 많은 참가자로 인해 참가제한을 하기도 할 정도로 활성화 되어 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휴일이면 열리는 마라톤대회로 인한 교통통제로 생활의 어려움 겪는 기 현상까지 생길 정도다.

그런데 이는 불과 2~3년 사이에 발생한 현상이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는 평일이든 휴일이든 거리에서 달리는 사람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사람들이 대부분 제대로 달리는 법으로 모르고 달리고 있고 이에 따라 각종 부상에 쉽게 노출되어 있고 효과적인 달리기를 못한다는 것이다. 좀더 체계적으로 제대로 배워서 달린다면 한참 달리기에 재미를 붙인 이들에게 달리기에 참 맛을 느끼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따라서 엘리트 선수들과 동호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반인들과의 활발한 교류가 절실히 필요하고 이것이 곧 육상인구의 저변확대의 지름길이라 하겠다.

부산 아시안 게임 마라톤에서 우리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남북이 남녀 마라톤에서 동반우승이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창출해 냈다.

아침부터 설사를 동반한 복통으로 어려운 경기를 팔목에 두른 혈서 띠 "대담과 다짐"을 되새기며 승리를 일궈 낸 함 봉실 선수. 주 경기장으로 향한 마지막 최대 난 코스인 언덕을 달려오며 고통을 참는 일그러진 모습을 보며 그녀가 얼마나 많은 다짐을 하며 뛰었는가를 되새기게 한다.

금메달을 목에 건 함봉실 선수가 북한의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끝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 한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은 바로 자신과의 지겹고도 힘겨운 싸움에서 마침내 승리한 사람의 눈물이다. 100리가 넘는 거리를 자기 인내 한계의 끝이 어디인가를 끝없이 확인하며 달려야 하는 마라톤. 그러기에 인내 한계를 극복하며 이루어 낸 승리자의 눈물은 한계가 없이 흘러내린 것이다.

스탠드에서는 일반 관중들과 북쪽 응원단이 이미 하나가 되어 "함 봉실"을 연호하며 이 승리의 순간을 축하하고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 결코 가까이 할 수 없는 나라로 여겨 왔던 나라의 선수가 1위를 했는데 지금은 한 없이 축하해 주고 있다. 통일 조국, 우리는 하나를 연호하는 관중석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여자 마라톤 1위가 골인한 지 약 1시간이 지났을 때다. 경기장내에서는 다른 종목의 시상식으로 바쁠 때였다. 한 여자 선수가 운동장을 지친 모습으로 들어와 트랙을 돌고 있다. 여자 마라톤 참가선수였다. 이제 막 독립을 하여 처음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 동티모르 국가의 선수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 마침내 주 경기장에 들어와 마지막 남은 400M 트랙을 지금까지 뛰어왔던 거리보다 더 힘겹게 뛰는 이 선수에게 그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낸다. 골인 후 그대로 쓰러진 그녀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반드시 완주하겠다"고 했던 출발 전 약속을 지켜 낸 것이다.

경기에는 승자도 있고 패자도 있다. 여자 마라톤이 끝난 이후 권 은주 선수는 많은 눈 물을 흘렸다. 어느 때 보다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해 냈고 어느 때 보다 꼭 우승하리라 다짐했는데 아쉬운 결과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린 것 같다. 그 순간 어느 것도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 날밤 권 은주 선수는 혼자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마침 남편 응원차 이 곳에 도착한 이 봉주 선수의 부인을 찾아 언니의 위로를 받으며 밤을 하얗게 새며 내일을 다짐했다. 이제 다시 시작하겠노라고.

육상단 웹진기자 박상용(sypark10@hananet.net)

공식 후원사

official partner

  • 삼성전자

official suppler

  • 데상트
  • 포카리스웨트
  • phi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