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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코스 분석

게시일 : 2009-07-03 | 조회수 : 13,670

*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코스 분석

                                   - 국가대표 여자마라톤 감독 임상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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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아침, 저녁으로는 아직까지 선선하지만 벌써부터 한 낮에는 불볕더위라고 불러도 될 만큼 뜨거운 햇볕이 작렬하고 있다. 이 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8월15부터 23일까지 세계육상선수권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여자마라톤 대표팀을 이끌고 그 현장에 뛰어들어야 할 나는 레이스 전략을 구상하고, 이에 맞는 훈련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남자마라톤 대표팀을 맡고 있는 한국체대 김복주 교수와 함께 직접 베를린 현지로 날아가 마라톤코스를 살펴보았다.  관련사진
- 국가대표 여자마라톤 감독 임상규 -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까지 선선하지만 벌써부터 한 낮에는 불볕더위라고 불러도 될 만큼 뜨거운 햇볕이 작렬하고 있다. 이 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8월15부터 23일까지 세계육상선수권이 열리는 독일 베를린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여자마라톤 대표팀을 이끌고 그 현장에 뛰어들어야 할 나는 레이스 전략을 구상하고, 이에 맞는 훈련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남자마라톤 대표팀을 맡고 있는 한국체대 김복주 교수와 함께 직접 베를린 현지로 날아가 마라톤코스를 살펴보았다.

* 독일인의 철저하고 차분한 대회준비

베를린에 도착한 나는 여기가 2개월 후 올해 세계 최대의 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는 도시가 맞는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까지 십 년 넘게 육상지도자 생활을 하며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해 본 경험에 의하면 보통 개최도시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 ~ 4년 전부터 도시 전체를 대회와 관련된 마스코트와 휘장들로 장식하고 각 상점에서는 행사 기념품을 판매하며 축제분위기를 북돋는다. 또한, 여기저기 신축건물을 올리거나 기존시설물을 보수하느라 분주하기 마련인데 베를린에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단지 시내 중심도로에 세워진 시계탑만이 외롭게 대회개최일을 카운트다운하고 있었다.

#. 사진설명 : 2005년 이봉주선수가 베를린마라톤에 출전했을 당시에 오인환감독과 함께 베를린의 명물인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여기가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출발과 골인지점이다.

'혹시 대회준비가 소홀한 것은 아닐까?'란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우리의 안내를 맡은 대회담당자를 만나 그에게 경기장 시설, 도로코스 정보 등 대회준비 상황에 대한 자료를 보고 설명을 들으며 오히려 독일인들의 완벽하고 세심한 일처리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정작 중요한 경기운영은 엉망인 스포츠행사들을 많이 봐 왔던 나에게 차분한 분위기에서 알차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고, 이성적이고 냉철한 독일인들의 국민성과 기존 인프라만으로도 충분히 대회를 치를 수 있을 정도로 베를린은 이미 세계적인 선진도시라는 시민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 쾌적한 환경과 상쾌한 날씨... 그러나 8월은?

내가 코스 답사를 위해 베를린에 머문 기간은 6월18일부터 22일까지다. 이 기간 중 기온은 16℃ ~ 27℃로 한 낮에는 약간 더웠지만, 습도가 약 50% 정도로 높지 않아 한국처럼 후텁지근하지 않고 그늘에 들어서면 쾌적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현지 교민들과 대회관계자들이 예상한 8월의 날씨는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다.

3~4년 전만 하더라도 베를린 8월의 낮 기온은 30℃ 안팎으로 한국보다 서늘했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40도에 육박하는 폭염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그래서 현지에서도 대회당일의 날씨를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기온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습도는 높지 않아 끈적거리는 느낌은 훨씬 덜하므로 지난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의 사우나 같은 환경보다는 경기여건이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덥고 건조한 날씨에서는 습한 것에 비해 땀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체온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와 일사병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선수들은 모자 등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용품을 준비하고 경기 중에도 충분한 수분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급수대를 통과할 때 여분의 물로 몸을 적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10km 4바퀴 순환, 평탄한 스피드 코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경기가 펼쳐질 도로코스에 대해 설명하겠다. 가장 큰 특징은 10km의 코스를 4번 순환한다는 것으로 마지막 바퀴에서 2.195km를 추가해 총 42.195km가 완성된다. 일반적으로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의 마라톤 골인지점은 메인스타디움인데 반해 이번에는 출발과 골인지점이 도시 한복판에 있는 브란덴부르크문인 점도 특이하다.

#.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코스 지도
지난 2005년 헬싱키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코스 역시 10km를 세 바퀴 반 도는 순환코스였는데, 이런 순환코스의 장점은 페이스 조절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선수들은 같은 코스를 계속 달리기 때문에 후반으로 갈 수록 도로 상태에 익숙해지고 그만큼 스스로의 속도를 컨트롤하기 용이해진다. 관중들 입장에서도 한 장소에서 여러 차례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마라톤대회에서 이런 순환코스가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일반 마라톤대회는 수 많은 일반인 참가자들의 통제가 쉽지 않고, 특히 올림픽이나 세계육상선수권 같은 경우 전 세계에 중계되는 마라톤 경기를 통해 개최도시를 알리는 홍보효과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도시의 많은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순환코스는 피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지만 조직위원회는 도시의 홍보보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경기운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베를린은 낮은 언덕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도시 전체가 평평한 지형이다. 2003년 폴 터갓, 2007년과 2008년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가 수립한 최근 세 차례의 남자마라톤 세계최고기록은 모두 베를린마라톤에서 나올 정도로 베를린은 스피드 마라톤코스로 명성이 높다. 물론 이번 세계육상선수권은 일주코스인 베를린마라톤 코스와는 다르지만 10km 중 약 5km가 일치하고, 역시나 고저가 거의 없는 평탄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 폭이 좁은 도로와 잦은 코너회전

베를린 코스의 또 다른 특징은 도로 폭이 좁고 코너회전이 많다는 것이다. 피니시 지점인 운터 덴 린덴(Unter den Linden)도로만 약 1.8km 정도 폭이 넓은 직선주로이고 대부분이 좁은 도로와 잦은 코너회전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3 ~ 4 곳은 90도 이상 꺽어지는 코너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가속도를 내기 불리한 조건이다.

2005년 베를린마라톤에 출전했던 이봉주 선수는 경기 중반까지 한국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페이스로 달렸으나 후반 체력이 떨어지며 2시간12분19초로 경기를 마쳤다. 체력과 지구력이 강점인 이봉주 선수는 후반 체력고갈로 힘든 레이스를 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좁은 도로에서 급격한 코너회전 시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직선주로에서 페이스를 빠르게 하면서 피로가 누적된 점을 꼽았다.
코스 주변으로 고층빌딩은 없지만 5 ~ 8층 높이의 건물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가뜩이나 좁은 도로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을 갖게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시야가 확 트인 넓고 긴 도로보다는 이런 도로가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지루함 없이 달릴 수 있어 선호하는 편이다. 마라톤의 도시 베를린답게 코스 주변을 꽉 채울 것으로 예상되는 관중들의 응원 역시 선수들에게는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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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사진설명 : 2005년 일본의 노구치선수가 베를린마라톤에 출전해 달리는 모습. 이때 그녀는 2시간19분12초의 코스레코드를 수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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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참고로 이번 대회의 경보 경기는 앞에서 말한 마라톤 코스의 가장 긴 직선도로인 운터 덴 린덴도로에서 열린다. 1km 도로를 왕복하는 코스로 마라톤과 마찬가지로 스타디움으로 골인하지 않고 도로에서 출발과 피니시가 모두 이뤄진다. IAAF 세계경보컵, IAAF 세계경보챌린지 등 경보 전문대회들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는데, 스타디움에서 출발해 주변의 도로를 돌고 다시 경기장으로 들어와 골인하는 것보다 페이스 조절이 쉽기 때문에 기록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관련사진
코스 주변으로 고층빌딩은 없지만 5 ~ 8층 높이의 건물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가뜩이나 좁은 도로가 꽉 막힌 듯한 느낌을 갖게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시야가 확 트인 넓고 긴 도로보다는 이런 도로가 속도감을 느낄 수 있고, 지루함 없이 달릴 수 있어 선호하는 편이다. 마라톤의 도시 베를린답게 코스 주변을 꽉 채울 것으로 예상되는 관중들의 응원 역시 선수들에게는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사진설명 : 2005년 일본의 노구치선수가 베를린마라톤에 출전해 달리는 모습. 이때 그녀는 2시간19분12초의 코스레코드를 수립했다.

참고로 이번 대회의 경보 경기는 앞에서 말한 마라톤 코스의 가장 긴 직선도로인 운터 덴 린덴도로에서 열린다. 1km 도로를 왕복하는 코스로 마라톤과 마찬가지로 스타디움으로 골인하지 않고 도로에서 출발과 피니시가 모두 이뤄진다. IAAF 세계경보컵, IAAF 세계경보챌린지 등 경보 전문대회들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되는데, 스타디움에서 출발해 주변의 도로를 돌고 다시 경기장으로 들어와 골인하는 것보다 페이스 조절이 쉽기 때문에 기록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 한국 선수들의 레이스 전략

이번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종목에 한국은 남자부 5명(이명승,지영준,황준현,이명기,육근태) 여자부 3명(박호선,이선영,윤선숙)이 출전한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도 있지만 마라톤 풀코스 경험이 별로 없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이번 대회가 한국 마라톤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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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사진설명 : 하계전지훈련지인 강원도 횡계에서 여자마라톤 대표 박호선 선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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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이봉주, 황영조 같이 세계를 재패했던 선수들은 후반까지 최대한 체력을 비축하며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35km이후의 언덕지형에서 경쟁자들을 뿌리치는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베이징올림픽 남자마라톤처럼 아프리카 선수들이 초반부터 무서운 속도전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피드가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초반부터 선두그룹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대회는 코스 전체가 평탄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스피드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현재 대표팀의 훈련은 그 어느 때보다 스피드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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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앞에서 베를린 코스의 특징 중 하나로 급격하고 잦은 코너회전을 들었다. 선수들은 코너회전 시 최대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연습을 해야 한다. 이봉주 선수의 조언대로 페이스의 변동이 심하면 피로도가 더욱 빨리 쌓이게 되므로 초반부터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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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폭염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과 지구력,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도 키워야 한다. 아프리카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가 부족한 한국 선수들의 경쟁무기는 결국 이러한 것들이다. 2년 전 오사카 대회에서 한국 남자마라톤 선수들은 찜통같은 무더위 속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단체전 2위라는 큰 성과를 얻은 바 있다.  관련사진
이번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종목에 한국은 남자부 5명(이명승,지영준,황준현,이명기,육근태) 여자부 3명(박호선,이선영,윤선숙)이 출전한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도 있지만 마라톤 풀코스 경험이 별로 없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이번 대회가 한국 마라톤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생각한다.

#. 사진설명 : 하계전지훈련지인 강원도 횡계에서 여자마라톤 대표 박호선 선수와 함께.

이봉주, 황영조 같이 세계를 재패했던 선수들은 후반까지 최대한 체력을 비축하며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35km이후의 언덕지형에서 경쟁자들을 뿌리치는 전략을 자주 사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베이징올림픽 남자마라톤처럼 아프리카 선수들이 초반부터 무서운 속도전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스피드가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초반부터 선두그룹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대회는 코스 전체가 평탄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스피드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 현재 대표팀의 훈련은 그 어느 때보다 스피드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앞에서 베를린 코스의 특징 중 하나로 급격하고 잦은 코너회전을 들었다. 선수들은 코너회전 시 최대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연습을 해야 한다. 이봉주 선수의 조언대로 페이스의 변동이 심하면 피로도가 더욱 빨리 쌓이게 되므로 초반부터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폭염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과 지구력,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도 키워야 한다. 아프리카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가 부족한 한국 선수들의 경쟁무기는 결국 이러한 것들이다. 2년 전 오사카 대회에서 한국 남자마라톤 선수들은 찜통같은 무더위 속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단체전 2위라는 큰 성과를 얻은 바 있다.
이번 대회 마라톤경기의 출발시간은 남자가 11시45분, 여자는 11시15분이다. 하루 중 가장 햇볕이 강하고 무더운 시간에 42.195km를 달려야 하는 한국의 마라톤 선수들 모두 남은 기간 충실한 훈련으로 경기당일 골인지점인 브란덴부르크문을 환희와 축하 속에 통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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