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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라톤 희망이 보인다!!

게시일 : 2006-08-16 | 조회수 : 13,007

* 한국 마라톤 희망이 보인다!!

- 장거리 트랙의 전성기를 연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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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스피드 마라톤에 가장 기본이 되는 종목인 5000m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2006년 상반기 뜨거웠던 트랙경기의 모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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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사진설명 : 일본 트랙대회에 출전한 한국 남자마라톤의 유망주들(오른쪽부터 이두행,신영근,류지산 선수) 관련사진
- 장거리 트랙의 전성기를 연 2006년

스피드 마라톤에 가장 기본이 되는 종목인 5000m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2006년 상반기 뜨거웠던 트랙경기의 모습을 소개한다.

#. 사진설명 : 일본 트랙대회에 출전한 한국 남자마라톤의 유망주들(오른쪽부터 이두행,신영근,류지산 선수)

* 19년만에 깨진 5000m 한국기록

월드컵의 열기로 온 나라가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던 6월10일. 한국 육상 장거리 트랙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무려 19년만에 남자 5000m 한국기록이 경신된 것이다. 스피드 마라톤의 가장 기초종목이라 할 수 있는 5000m에서 한국기록이 나온 것은 침체된 한국 마라톤계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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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그 주인공은 지영준선수(코오롱). 지영준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장거리 스피드의 1인자로 꼽힌다. 그런 그가 절치부심 참가한 일본 디스턴스챌린지 3차 대회에서 백승도(전 삼성전자 코치)의 13분50초35의 한국기록을 0.36 경신한 13분49초99를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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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사진설명 : 일본디스턴스챌린지대회에서 5000m 한국최고기록을 경신한 지영준선수의 레이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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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지영준선수는 마라톤에서 두 차례의 2시간8분대를 기록한 후 이봉주(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한국마라톤의 대들보로 성장할 선수로 꼽혀 왔으나 여러 가지 주변 문제들로 인해 기록경신을 하지 못해왔지만 이번 5000m 한국기록 경신으로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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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5000m 아시아기록이 12분58초이고 세계기록은 12분37초여서 이런 선수들과의 마라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13분30초대는 뛰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관련사진
월드컵의 열기로 온 나라가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던 6월10일. 한국 육상 장거리 트랙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무려 19년만에 남자 5000m 한국기록이 경신된 것이다. 스피드 마라톤의 가장 기초종목이라 할 수 있는 5000m에서 한국기록이 나온 것은 침체된 한국 마라톤계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 주인공은 지영준선수(코오롱). 지영준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장거리 스피드의 1인자로 꼽힌다. 그런 그가 절치부심 참가한 일본 디스턴스챌린지 3차 대회에서 백승도(전 삼성전자 코치)의 13분50초35의 한국기록을 0.36 경신한 13분49초99를 기록한 것이다.

#.사진설명 : 일본디스턴스챌린지대회에서 5000m 한국최고기록을 경신한 지영준선수의 레이스 모습

지영준선수는 마라톤에서 두 차례의 2시간8분대를 기록한 후 이봉주(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한국마라톤의 대들보로 성장할 선수로 꼽혀 왔으나 여러 가지 주변 문제들로 인해 기록경신을 하지 못해왔지만 이번 5000m 한국기록 경신으로 큰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5000m 아시아기록이 12분58초이고 세계기록은 12분37초여서 이런 선수들과의 마라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13분30초대는 뛰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13분대 선수가 8명!!! 한국 역사상 최다

지영준선수의 한국기록 경신과 함께 또 하나의 놀라운 발전은 이번 일본 디스턴스챌린지 대회에서 새로 3명의 13분대 선수가 나와 한국은 역대 현역선수 중 최다인 8명의 13분대 선수를 보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마라톤의 최고 전성기였던 1990년대 황영조,이봉주,김재룡,김이용,김완기 등 황금시기에도 13분대를 기록한 선수가 2~3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관련사진
지영준선수의 한국기록 경신과 함께 또 하나의 놀라운 발전은 이번 일본 디스턴스챌린지 대회에서 새로 3명의 13분대 선수가 나와 한국은 역대 현역선수 중 최다인 8명의 13분대 선수를 보유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마라톤의 최고 전성기였던 1990년대 황영조,이봉주,김재룡,김이용,김완기 등 황금시기에도 13분대를 기록한 선수가 2~3명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에만 하더라도 13분대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 하던 한국에서 갑자기 이들 기록이 대거 탄생한 배경에는 삼성전자 육상단이 주도한 트랙 스피드 향상 정책이 큰 몫을 했다. 일정한 트랙기록이 달성되기 전에는 마라톤 경기에 출전치 않고 트랙 경기에만 집중하는 이 정책은 초기에 우수선수들을 마라톤에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젠 대학팀 뿐만 아니라 실업팀들도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대학 3학년만 되면 마라톤에 출전하고 실업팀에 입단해도 트랙 대신 도로훈련에 몰두하며 트랙의 스피드를 외면해 왔던 종전의 악습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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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더 이상 지구력에 의존한 마라톤으론 세계와의 격차를 줄일 수 없어 기초 종목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이 큰 공감대를 얻고 있어 지금은 5000m, 10000m 등 트랙에 중점을 둔 훈련이 하나의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기록들이 대부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수립되고 있다는 점. 1년에 많은 대회가 열리는 한국에선 단 한 개의 13분대 기록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대회를 주최하는 연맹과 관계자들이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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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언제 어디에서 벌어지는 5000m 경기에 출전해도 13분대를 기록할 수 있는 스피드가 뒷받침이 된다면 마라톤으로 전향 후의 기록 단축은 현재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는 바로 여자마라톤 올림픽 2연패와 남자마라톤 세계선수권대회 단체 메달의 주인공인 일본이 실행하고 있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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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일본은 남자의 경우 13분대 선수가 한 시즌 50명 이상이나 배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10000m와 역전경기에서 스피드를 쌓은 후 20대 중반이나 후반에 마라톤에 입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천적으로 뛰어난 신체조건을 보유한 아프리카 선수들을 따라 잡기란 쉽진 않지만 이러한 훈련방법으로 최대한 스피드를 끌어 올린 후 동양인의 강점인 끈기와 지구력을 접목한다면 아시아는 여전히 그들을 위협할 수 있는 마라톤 강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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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사진설명 : 2005 삼성디스턴스챌린지대회 5000m에서 13분대를 기록한 허장규,엄효석선수(왼쪽부터) 관련사진
불과 몇 년 전에만 하더라도 13분대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 하던 한국에서 갑자기 이들 기록이 대거 탄생한 배경에는 삼성전자 육상단이 주도한 트랙 스피드 향상 정책이 큰 몫을 했다. 일정한 트랙기록이 달성되기 전에는 마라톤 경기에 출전치 않고 트랙 경기에만 집중하는 이 정책은 초기에 우수선수들을 마라톤에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젠 대학팀 뿐만 아니라 실업팀들도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대학 3학년만 되면 마라톤에 출전하고 실업팀에 입단해도 트랙 대신 도로훈련에 몰두하며 트랙의 스피드를 외면해 왔던 종전의 악습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지구력에 의존한 마라톤으론 세계와의 격차를 줄일 수 없어 기초 종목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견이 큰 공감대를 얻고 있어 지금은 5000m, 10000m 등 트랙에 중점을 둔 훈련이 하나의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기록들이 대부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수립되고 있다는 점. 1년에 많은 대회가 열리는 한국에선 단 한 개의 13분대 기록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대회를 주최하는 연맹과 관계자들이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언제 어디에서 벌어지는 5000m 경기에 출전해도 13분대를 기록할 수 있는 스피드가 뒷받침이 된다면 마라톤으로 전향 후의 기록 단축은 현재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는 바로 여자마라톤 올림픽 2연패와 남자마라톤 세계선수권대회 단체 메달의 주인공인 일본이 실행하고 있는 시스템.

일본은 남자의 경우 13분대 선수가 한 시즌 50명 이상이나 배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10000m와 역전경기에서 스피드를 쌓은 후 20대 중반이나 후반에 마라톤에 입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선천적으로 뛰어난 신체조건을 보유한 아프리카 선수들을 따라 잡기란 쉽진 않지만 이러한 훈련방법으로 최대한 스피드를 끌어 올린 후 동양인의 강점인 끈기와 지구력을 접목한다면 아시아는 여전히 그들을 위협할 수 있는 마라톤 강국이 될 것이다.


#. 사진설명 : 2005 삼성디스턴스챌린지대회 5000m에서 13분대를 기록한 허장규,엄효석선수(왼쪽부터)

* 차세대 기대주 전은회 vs. 박호선

2006년! 우리는 두 명의 새로운 선수들의 발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것은 바로 남자의 전은회(배문고)와 여자의 박호선(삼성전자) 선수다. 그 둘의 올 시즌 기록향상을 보면 놀라움과 감탄사가 나올 뿐이다.

배문고 3학년인 전은회선수는 작년 황영조(현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의 10km 고등부 기록과 허장규선수의 5000m 고등부 기록을 갈아치우며 기대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하더니 지난 5월에 열린 일본 골든게임 5000m 경기에선 13분56초59의 기록으로 한국 고교선수 최초로 13분대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한국 트랙 5000m 역사상 고교선수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며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던 황영조와 이봉주도 기록하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하지만 더욱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은 그의 발전 속도가 현재 진행형이라는데 있다. 
<br>국내 실업팀의 정상급 선수는 물론이고 일본의 톱 선수들도 제압하는 스피드, 공격적인 레이스 운영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파워를 기르고 주법을 조금만 교정한다면 놀라운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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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사진설명 : 일본디스턴스챌린지대회에 출전한 전은회선수의 경기모습 관련사진
이는 한국 트랙 5000m 역사상 고교선수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며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던 황영조와 이봉주도 기록하지 못했던 대기록이다. 하지만 더욱 우리를 들뜨게 하는 것은 그의 발전 속도가 현재 진행형이라는데 있다.
국내 실업팀의 정상급 선수는 물론이고 일본의 톱 선수들도 제압하는 스피드, 공격적인 레이스 운영 어느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파워를 기르고 주법을 조금만 교정한다면 놀라운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 사진설명 : 일본디스턴스챌린지대회에 출전한 전은회선수의 경기모습
남자에 전은회가 있다면 올 시즌 여자부엔 그에 필적할 만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박호선선수가 있다. 경기체고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단한 실업 2년차인 박호선선수는 역시 5월의 일본 골든게임에서 15분54초22의 기록으로 첫 15분대를 기록하더니 이어 6월에는 다시 본인의 기록을 깨며 15분50초49의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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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이는 팀 선배인 한국기록(15분41초67) 보유자 이은정선수에 이어 한국 여자선수로는 사상 두 번째로 15분대를 기록한 것이며 이제 갓 20살의 나이에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좋은 기록이다. 특히 박호선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무라오 수석코치(삼성전자)로부터 5000m 한국기록을 깰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녀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관련사진
남자에 전은회가 있다면 올 시즌 여자부엔 그에 필적할 만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박호선선수가 있다. 경기체고를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단한 실업 2년차인 박호선선수는 역시 5월의 일본 골든게임에서 15분54초22의 기록으로 첫 15분대를 기록하더니 이어 6월에는 다시 본인의 기록을 깨며 15분50초49의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팀 선배인 한국기록(15분41초67) 보유자 이은정선수에 이어 한국 여자선수로는 사상 두 번째로 15분대를 기록한 것이며 이제 갓 20살의 나이에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좋은 기록이다. 특히 박호선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무라오 수석코치(삼성전자)로부터 5000m 한국기록을 깰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녀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 사진설명 : 일본디스턴스챌린지대회에서 일본의 실업팀선수들을 제치며 질주하고 있는 박호선선수(맨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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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5000m 외에도 10000에서 33분08초, 하프에서 1시간13분51초로 올 시즌 장거리 3종목에서 국내랭킹 1위를 달리고 있어 2006년은 박호선의 전성시대라 불릴 만하다. 전은회선수가 언론이나 육상인 들로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아온 선수라면 박호선선수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올해 혜성같이 나타났다. 
<br>그녀의 강점은 투철한 정신력과 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눈물을 흘리면서도 체력보강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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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침체의 길에 들어섰다는 한국마라톤!!
<br>하지만 이 두 선수를 감히 2012년 런던올림픽 남,녀마라톤의 기대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관련사진
#. 사진설명 : 일본디스턴스챌린지대회에서 일본의 실업팀선수들을 제치며 질주하고 있는 박호선선수(맨앞)


5000m 외에도 10000에서 33분08초, 하프에서 1시간13분51초로 올 시즌 장거리 3종목에서 국내랭킹 1위를 달리고 있어 2006년은 박호선의 전성시대라 불릴 만하다. 전은회선수가 언론이나 육상인 들로부터 꾸준히 주목을 받아온 선수라면 박호선선수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올해 혜성같이 나타났다.
그녀의 강점은 투철한 정신력과 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눈물을 흘리면서도 체력보강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침체의 길에 들어섰다는 한국마라톤!!
하지만 이 두 선수를 감히 2012년 런던올림픽 남,녀마라톤의 기대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 이젠 10000m! 28분대에 도전하자!!!!!

최근 2년 여 동안 한국 장거리는 남녀 모두 5000m에서 괄목할 만한 기록발전을 보였다. 남자부에선 8명의 13분대 선수를 보유하게 됐고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여자 5000m의 16분대 벽을 허문 15분대 선수가 두 명이나 배출됐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10000m의 기록사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20년이나 묵은 28분30초54의 한국기록 경신은 커녕 28분대를 기록한 현역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10000m를 28분대에 달릴 수 있어야 더 긴 거리인 마라톤을 빠른 스피드로 달릴 수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5000m를 13분대에 달린 8명의 선수들이 올 시즌 후반과 내년시즌에 10000m 기록 경신에 매진해 주길 기대해 본다.

선수층이 남자보다도 더욱 얇은 여자부는 이은정선수와 정윤희선수(SH공사) 단 두 명만이 32분대를 기록하고 있고 아직 다른 선수들은 32분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박호선선수가 지난 6월 33분08초를 기록해 32분 진입의 목전에 도달해 있으며 김희연(삼성전자)도 33분37초를 기록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분대의 5000m 선수가 8명이나 탄생했듯이 10000m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28분대에 진입한다면 조만간 한국마라톤의 중흥기는 다시 한 번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삼성전자 육상단 사무국장 조덕호)

* 베를린 하프,한국 여자마라톤의 희망을 보다

요즘 세계마라톤의 화두는 스피드다. 더 이상 지구력이 아닌 스피드가 마라톤 우승과 기록 경신에 직결되고 있다는 것은 이 분야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마라톤의 남녀 에이스인 이봉주 선수와 이은정 선수(이상 삼성전자)는 2005년 한 해를 스피드 향상의 해로 정했다. 상반기엔 과감히 마라톤 출전을 포기하고 크로스컨트리와 하프마라톤, 트랙에 매진해 스피드를 최대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1차로 2월 이누야마 하프마라톤에서 한국기록을 수립한 이은정과 역시 1시간3분대의 비교적 좋은 기록을 낸 이봉주는 4월 베를린 하프마라톤에 출전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기엔 해외에 여러 좋은 하프마라톤 경기가 있지만 굳이 베를린을 선택한 것은 하프코스가 베를린마라톤 코스의 일부에서 열리고 매년 수립된 기록들이 우리 선수들의 기록 향상을 이끌 수 있는 적절한 대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3월29일 베를린에 도착한 일행은 테겔공항 인근의 대회 본부호텔(Holiday Inn Esplanade)로 향했다. 호텔은 베를린 시내에서 북서쪽 외곽에 떨어져 있어 시내로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있었지만 바로 앞에 대형 공원이 있고 트랙이 두 군데나 있어 선수들이 도심의 번잡함 속에서 벗어나 훈련에 매진하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엘리트 경기는 4월3일 오전 11시30분에 출발하지만 그 이전 3km/5km fun run, 인라인 스케이트, 휠체어 레이스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9월의 베를린마라톤 조직위원회가 역시 이 하프마라톤 대회까지 같이 운영하여 상,하반기 베를린 도심의 축제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 외에도 베를린은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을 유치할 정도로 육상에 있어서도 최고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베를린 하프마라톤의 코스는 마라톤 세계기록이 여러 차례 나온 코스답게 매우 평탄한 코스를 자랑한다. 또한 코스전체가 베를린의 유명 관광지를 모두 돌아가게 되어 있어 조직위원회의 관중참여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스타트 지점은 독일 통일의 상징 부란덴부르크 문과 베를린 돔 사이의 보리수나무가 늘어선 운터 덴 린덴 거리이며 1km 지점이 부란덴 부르크문, 3km 지점은 승리의 탑(지게스조이레)이 서있는 곳이다.

출발부터 5km까지는 직선 코스로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다. 하지만 6.5km 지점의 슐로스 샤를로텐 궁전부터는 골목골목에 많은 터닝(turning) 포인트가 있어 선수들이 급격히 스피드를 줄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코스다. 피니시 라인은 옛 동독의 시청이었던 붉은시청을 지나 베를린 돔 앞의 루스트 광장으로 골인하게 설계되어 있다.

시차적응을 마치고 본격적인 대회준비에 들어간 이봉주, 허장규, 이은정(이상 삼성전자) 선수는 공원에서의 가벼운 조깅과 트랙에서의 스피드훈련으로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봉주의 해외 인지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훨씬 능가한다. 대회 조직위는 이봉주 선수를 초청선수 중 단 3명만이 참가하는 press conference에 초대했고 사진기자를 직접 훈련 장소까지 보내 훈련사진을 촬영하는 정성을 다했다.

하지만 한국기록 수립과 더불어 내심 우승까지 목표를 삼고 있던 이은정 선수에겐 아직 인지도 부족 때문인지 조직위와 독일 언론의 무관심이 계속됐다. 경기 전 날 마지막 1000m 스피드 훈련을 위해 트랙을 찾은 우리들이 거의 훈련을 마칠 무렵 조이스 쳅춥바(케냐)의 불참선언으로 대회출전 선수 중 최고의 기록(1시간9분35초)을 갖게 된 독일의 루미니타 자이툭이 트랙에 들어섰다.

오인환 감독이 이미 자이툭에게 아테네올림픽에서 한 순위(자이투크 18위, 이은정 19위) 차로 뒤진 적이 있고 하프 기록도 2분 여 차이가 나는 이은정 선수에게 “저 선수 두려워하지 마라” 라고 이야기 하자 이은정 선수는 특유의 명랑한 모습으로 “저 하나도 안 무서운데요. 이번엔 이겨야지요” 라고 당당하게 대답을 해 나와 감독을 놀라게 했다.

대회당일 드디어 출발 총성이 울렸다. 필자는 5km 지점에서 선수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직위는 남자부의 3명의 페이스메이커 중 2명은 10km를 29분00초 페이스로 1명은 29분30초 페이스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인환 감독은 이봉주와 허장규 선수에게 29분30초 페이스로 달리도록 작전지시를 했다. 하지만 5km 지점에 들어온 선두권 선수들 중에 이봉주선수의 모습이 보였다. 페이스는 14분24초대. 너무 빠른 페이스였다. 경기 전날까지 몸이 회복되지 않았던 이봉주 선수에겐 무리한 페이스였다. 허장규는 10여 미터 떨어져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벌써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조금 뒤 도착한 여자부 선두권엔 당당히 이은정 선수의 모습이 보였다. 5명의 케냐선수들과 독일의 자이툭과 함께였다. 페이스도 16분30초로 적당했다. 필자는 대로를 가로질러 지하철역으로 달렸다. 11km 지점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오인환 감독은 대회운영 차량을 타고 이동 중이었으나 이 차가 주로 남자선두만 따라가고 있어 여자부의 경기상황을 체크하지 못하고 있었다. 11km 지점에 도착하자마자 10여 명의 남자선두 그룹이 지나갔다. 하지만 5km 지점에선 있었던 이봉주와 허장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 둘은 약 2분 여 후 칠레선수와 나란히 11km 지점을 통과했다. 하지만 표정이나 달리는 모습에서 목표로 했던 1시간2분대 진입은 힘들어 보였다.

곧 이어 이은정이 포함된 여자부 선수들이 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은정이 맨 앞에서 레이스를 이끌고 있었다. 여자부엔 페이스메이커가 없어 앞에서 달린다는 것은 그 만큼 힘든 상황임에도 이은정은 맨 앞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지난 5년간 마라톤 지원업무를 담당하면서 이봉주 선수를 제외한 어느 선수도 해외의 국제대회에서 계속 선두권에서 달리는 모습을 본적이 없던 나에겐 하나의 사건이었다. 파이팅을 외치는 나의 목소리에 약간의 떨림이 있을 정도였다. 이는 골인 후 들은 이야기 이지만 케냐선수들과 자이툭이 너무 느린 페이스로 달려 이은정이 15km까지 페이스를 이끈 것이었다.

경기 전에 여러 차례 코스답사도 하고 11km 지점에서 골인지점까지 지하철로 걸리는 시간을 계산했음에도 왜 이리 전철은 느리게 가는 것인지. 피니시 라인에 도착하자 이미 남자부 선두는 골인한 후였다. 케냐의 폴 키무굴이 1시간1분04초로 우승이었다.

그리고 약 3분 여 후 허장규선수가 1시간4분30초로 12위로 골인했다. 당초 목표였던 1시간2분대 진입에는 못 미쳤다. 경기 전까지 좋은 컨디션이어서 많은 기대를 했지만 역시 문제는 스피드와 경험이었다. 초반 5km의 14분30초의 빠른 페이스가 부담이 됐고 수많은 케냐선수들에게 위축이 된 것이다. 이봉주도 마찬가지로 초반 5km의 오버페이스로 1시간5분25초의 부진한 기록으로 14위에 머물렀다.

이은정, 한국기록을 세우며 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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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내 아나운서는 여자부의 선두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말 중에 자이툭과 한국의 이은정이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 왔다. 2001년 이봉주선수가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할 때도 그랬지만 우리 선수가 선두에서 경기를 펼치는 모습이나 중계를 보게 되면 나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곤 한다. 이날 베를린 하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잠시 후 선두가 보였다. 하지만 이은정이 아닌 자이툭이 먼저였다. 자이툭은 19km까지 단 한 번도 앞에서 달리지 않다가 마지막 남은 2km에서 경쟁자 이은정을 따돌리고 1위로 들어왔다. 기록은 1시간11분04초. 이어 이은정 선수의 모습이 보였다. 우승은 놓쳤지만 1시간11분15초로 한국기록이었다. 불과 한 달 전 이누야마 하프마라톤에서 수립한 한국기록 1시간11분36초를 21초 경신한 것이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단 한 명의 케냐 선수들에게도 앞선 순위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20km 지점에서 차에서 내려 이은정에게 마지막 스퍼트를 주문했던 오인환 감독이 골인지점에 도착했다. 이은정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는 감독의 얼굴에는 기록달성에 대한 기쁨과 목표였던 10분대 진입에 대한 아쉬운 표정이 동시에 보였다.

절반의 성공, 하반기 기록경신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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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인지점인 루스트 광장은 관중들로 인산인해였다. 베를린 하프마라톤은 관중이 10만명, 출전선수가 1만7천명인 대규모 이벤트로 여타의 유명 마라톤 대회처럼 관중의 열기가 대단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대회들도 많은 관중이 참여하는 대회로 발전해야 진정한 의미의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선수들은 엘리트든 마스터스든 많은 관중 속에서 더욱 힘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베를린 하프마라톤 출전목표의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또한 이봉주에 이어 세계 마라톤계에 한국선수인 이은정을 알리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선수들은 6월까지 트랙레이스에 돌입해 스피드를 끌어 올린 후 하반기 마라톤 한국기록 경신에 도전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한국 엘리트 마라톤이 침체되어 있다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지만 단계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들을 육성하려는 팀들이 있어 미래가 그리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노력하는 곳에 길이 있기 때문이다.


(런닝라이프 6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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