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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 삼성전자 육상단 선수들과의 밀접 인터뷰 및 기획 소식을 웹진에 담았습니다.

파워인터뷰

경보 국제심판 도전!!

게시일 : 2011-06-08 | 조회수 : 6,360

육상에서 경보만큼 심판이 경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종목은 없다. 경보는 엄격한 워킹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 내내 심판들은 선수들의 자세를 관찰하고 한 선수가

3번의 경고를 받으면 실격처리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사 실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 번이라도 경고를 받거나 심판으로부터 잦은 주의를 받은 선수는 실격의 우려로

정상적인 스피드로 경기를 펼치기가 어렵게 된다.

 

러시아, 중국, 스페인 같은 나라들이 경보강국의 지위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우수한 선수들 외에도 다수의 경보심판들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

이다.

 

이번 파워인터뷰의 주인공은 지난 4월 중국에서 열린 경보 심판교육에서 국제경보심판

자격을 획득해 한국육상계에 화제가 되고있는 삼성전자 육상단 조덕호 사무국장이다.

선수와 지도자경험이 없는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국제경보심판이 되었는지 알아보고

앞으로의 활동계획, 그리고 삼성전자 육상단 프런트로 11년간 일해온 그의 육상에

대한 생각도 들어보았다.

 


1. 먼저 경보 국제심판 자격시험을 통과하신 것에 대해 축하를 드립니다. 경보심판은

   여러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구분되는지요?
 
   먼저 경보를 이야기 하기 전에 육상심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올림픽이나 세계육상

   선수권 등의 TV 중계방송을 보면 정장차림의 심판들을 볼 수가 있는데 트랙이나 필드, 도로

   종목에는 IAAF(국제육상경기연맹)가 지정한 ITO(International Technical Officials, 국제

   기술임원)들이 개최국 심판들을 컨트롤 하며 경기를 운영합니다.

 

   아시안 게임 등 대륙별 경기에서는 ATO(Area Technical Officials,대륙별 기술임원)이 이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런데 이들 외에 육상의 47개 종목 중 3종목에 해당되는 경보경기는

   (남자50km, 20km, 여자 20km) 종목의 특수성으로 인해 별도의 심판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ARWJs와 IRWJs입니다.

 

2. ARWJs와 IRWJs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요?

 

   ARWJs는 Area Race Walking Judges(대륙별 경보심판)으로 해당 대륙의 경보경기에 심판

   으로 투입되며 IRWJs는 International Race Walking Judges(국제경보심판)으로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 등 최고 권위의 경기에 심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통상 ARWJs 심판을 Level 2로 IRWJs 심판을 Level 3로 구분합니다.

 

   아시아 지역에는 ARWJs 심판이 15명이며 최고권위인 IRWJs는 전세계에 31명이고 그 중

   아시아 출신은 단 4명뿐입니다. 아래의 표를 보시면 이해하기가 쉬울 듯 합니다.

 

   

 

3. 한국은 몇 명의 경보심판들이 활동하고 있나요?

 

   위에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은 현재 Level 2 인 ARWJs에 두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Level 3인 IRWJs는 단 1명도 없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4개국만이 IRWJs 멤버에 포함되어 있죠. 이는 8월 대구에서 개최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보 경기에 홈그라운드이면서도 한국 출신 심판이 경보 경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4. 그럼 이번에 통과하신 경보심판은 어느 것인가요?

 

   저는 이번에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추천으로 Level 2 교육에 참가해 ARWJs 심판자격을 통과

   했습니다. Level 3인 IRWJs는 Level 2 심판 중 3년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4년마다 시험을

   실시 선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 사진설명 : ARWJs 심판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Level 2 교육에 참가한 교육생들

 

5. 그럼 육상경기 중 경보경기에만 이렇게 별도의 국제심판을 배정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경보의 두 가지 룰을 이해해야 합니다. 먼저 첫번째는 두발 중

   하나는 반드시 지면에 닿아 있어야 한다는 규정(Loss of  contact)이며 나머지 하나는 내딛는

   발이 지면에 처음 닿을 때 무릎이 반드시 펴져 있어야 한다는 규정(Bent Knee)입니다.

 

   이 룰은 TV 녹화장면이나 다른 어떤 전자기기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심판의 육안으로만

   판정하게 되어 있으며 3명의 다른 심판으로부터 각각 1장의 레드카드를 받아 레드카드가

   3장이 되면 경기중간에 실격(DQ,Disqualification)을 당하게 됩니다.

 

   또한 마지막 골인 100m를 앞두고 명백한 규정위반을 한 선수는 그 때까지 레드카드를 몇 번

   받았는지와 관계없이 심판원 주임(Chief Judge)이 바로 실격 시킬 수가  있어 육상경기 중

   유일하게 심판에 의해 경기중간에 실격을 당하는 종목이어서 전문적인 심판의 필요성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6. 그 동안 한국에서 경보심판이 적었던 것에도 무슨 이유가 있었을 듯한데요? 또 어떤

   계기로 국제심판에 도전하게 되셨나요?

 

   지금까지 한국이 국제심판에 많이 진입하지 못한 이유는 안타깝게도 영어의 장벽때문입니다.

   경보는 경기 중 레드카드 3장을 받으면 중간에 경기에서 실격되게 되는 엄격한 룰을 적용하기

   때문에 국제경기에서 심판들간의 의사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자국어로

   아무리 정확한 경보룰을 알고 있다고 해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Level 2, 3 심판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은 몇몇 경보선수 출신이 도전에 나섰지만 의사소통 문제로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고 현재 활동 중인 두 명의 Level 2 심판들도 곧 정년퇴임의 시기가 다가와 신규 심판

   육성의 필요성이 대두돼 왔습니다.

 

   경보심판이 자국선수에게 유리하게 판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지만 국제 경보계에서

   자국 국제심판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음을 평상시부터 느껴 왔던 차에 선수출신은

   아니지만 경보 관계자 중 교육 이수가 가능한 사람의 연맹의 추천으로 교육에 참가하게

   된 겁니다.  

 

 

  

   #. 사진설명 : 경보심판 Level 2 교육에 참가한 조덕호 사무국장의 모습

 

7. 듣기로는 자격획득이 쉽지 않다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자격을 얻게 되는지 간단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교육과정 4일 중 이틀간은 경보규정과 각종 세부 룰에 대한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며 3일차는

   하루종일 자격시험이 시행됩니다. 시험 때는 통역의 배석도 불가능하며 필기시험, 구술면접

   시험, 경기비디오 분석시험 등 3가지 시험을 보게 됩니다. 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획득

   해야 시험에 통과됩니다.

 

   저의 경우는 비디오분석 시험이 가장 어려웠는데 TV 중계 화면을 보고 룰을  어겼는지

   아닌지를 판정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다른 참가자들도 같은 의견이었구요.

 

8. 일반적으로 선수나 지도자 경력이 있는 분들이 해당 종목의 심판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특별한 선수경력 없이 국제심판 자격에 도전하시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그 부분이 지금까지 한국에 경보 심판뿐만이 아니라 Technical Official 이 없거나 적은 이유

   인데 제가 여러 국제대회를 다니며 만난 경보국제심판 중에는 경보선수출신이 아닌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번에 저와 함께 교육에 참가한 10명의 사람들 중에도 경보선수 출신이 아닌 사람이 80에

   달했으니까요. 심지어 중국육상경기연맹 국제부에서 일하는 직원이 이번 교육에 참가했는데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육상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그도 시험에 합격

   했습니다.

 

   야구나 축구에도 요즘 일반인이 심판시험에 합격하는 것과 같은 시선에서 육상도 비경기인

   출신 중 육상관계자에게 심판자격 시험에 도전할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되야 할 것입니다.

 

9. 교육에는 아시아의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는데, 교육기간 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교육을 진행한 분들이 한 명은 스페인, 한 명은 말레이시아 분이었는데 특유의 영어발음으로

   인해 처음 강의시간에는 용어를 알아듣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또 같이 교육에 참가한

   싱가폴, 사우디, 대만 등 각양각색의 영어 발음이 뒤섞인 환경에서 4일을 보내다 보니 진정한

   글로벌 시대를 실감할 수가 있었지요.

 

   또한 이틀 내내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한 책상에 나란히 앉아 교육을 받았는데 3일째

   시험시간에 강의실에 들어가 보니 좌석을 국가별로 혼합하여 배치한 강사의 철두철미한

   전략에(?) 다들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생시절 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40을 훌쩍 넘긴 참석자들 모두 시험 앞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것도 오랜만에 느껴 보는 감정이었습니다. 

 

 

  

   #. 사진설명 : Level 2 교육이 실시된 교육장의 모습

 

10.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경보가 생소한 종목이기 때문에 관련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교육과 테스트를 준비하셨나요?

 

   일단 경보의 규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국제육상경기연맹의 rule book을 공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Rule 230 이 경보의 규정인데 총 41페이지 입니다. 이 룰 북을 공부하고 나면

   이론은 어느 정도 알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경보 선수들을 보고 어느 경우가

   정상적인 워킹이고 어느 것이 레드카드에 해당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이는 정도가

   없고 많은 경기를 보고 경험을 쌓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국제육상경기연맹도 심판자격을 가지고 있는 심판들에게 자국 경기에도 심판으로

   참여해 경험을 쌓으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11. 이제 새롭게 경보 국제심판 자격을 갖추셨으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심판으로서 어떤 활동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일단 Level 2 자격시험을 통과했지만 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에 국내의 경보관계자들수시로

   만나 자문을 구하고 작은 대회부터 차근차근 심판으로 참가해 경험을 쌓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Level 2 심판배정이 되면 1년에 2~3차례 아시아지역에서 벌어지는 국제대회에 심판

   으로 참여하게 되는데 여기서 정확한 판정을 한다는 평가를 받아 2014년에 있을 Level 3

   심판교육에 참가해 IRWJs에 도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모든 종목의 운동선수들이 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이 꿈이듯 저 또한 심판으로서 2016년

   리오데자네이로 올림픽이나 2020년 올림픽에 꼭 참가해 보고 싶습니다.

 

12. 최근 한국 경보 선수들의 실력도 많이 발전해 대구세계육상에서 메달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경보의 수준을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한국경보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남자경보 20km에서는 김현섭 선수가

   세계 톱10에 들 수있는 선수로 성장했지요.하지만 아직까지 비인기 종목인 육상 중에서도

   비인기 종목에 머물고 있습니다.

 

   뭔가 돌파구가 있어야겠지요. 전국민의 건강열기가 걷기로 이어지고 있는 요즘 한국 경보

   선수들이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을 획득해 준다면 한국 경보가 발전하는데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13. 한국 육상의 발전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뿐만 아니라 많은 국제심판과

   국제 행정가들을 배출해 국제 육상계와 활발한 교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국내의 지도자와 선수들, 그리고 육상계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국제심판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요?

 

   가장 최선은 선수출신들이 심판이나 국제 육상계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들에 비해 진입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경보수준이 우리보다

   상당히 낮은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도 Level 3인 IRWJs 심판이 있는 것에서

   안타까움이 더 커집니다. 한국은 경보 Level 3 뿐만 아니라 ITO도 한 명도 없는 상황입니다.

 

   국제육상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세대 선수들이 훈련과 함께 영어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들은 현역시절 많은 나라를 방문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선수를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이런 네트워크가 은퇴 후 큰 자산이 됩니다. 한국의 교육여건상 쉽지 않겠지만

   선수들이나 지도자들의 노력없이는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 사진설명 : 교육 종료 후 수료장을 받은 조덕호 사무국장(가운데)

 

14. 앞으로도 삼성전자 육상단, 그리고 한국 육상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셔야 할텐데,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육상단의 창단과 함께 11년간 육상계에 종사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육상인이라고 생각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상은 재미도 없는 비인기 종목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재경험으로는 육상만큼 재미있는 경기도 없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달리기, 던지기, 높이뛰기

   등의 육상경기를 직접 관전해 보십시오.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기회가 드디어 올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펼쳐집니다. 이 대회가 우리 국민들이

   육상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앞으로 저는 육상단 사무국장으로서 마라톤과 경보의 발전에 지금보다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경보국제심판으로서도 더욱 정진하여 국내 유일의 IRWJs에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조금이나마 한국 육상계에 도움이 된다면 큰 보람이 될 듯 합니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스포츠에서도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며 스포츠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국제대회 메달획득에 초점이 맞춰진

국가정책은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긴 했지만 국제 심판, 스포츠

행정가 등 스포츠 외교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선수 이외의 인재 육성에는 소홀했었다.

 

그 결과 한국은 아직까지도 국제경기에서 억울한 판정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잘못된 판정을 속 시원히 바로잡을 수 있는 외교력도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육상의

경우 IAAF(국제육상경기연맹)나 AAA(아시아육상연맹)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경보 국제심판의 탄생은 국내 육상계에 커다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경보는 최근 한국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종목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많은 한국 육상인들이 심판이나

행정가로서 국제육상계에 진출하고 이를 통해 한국 육상이 세계무대에 중심으로 한 발

다가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홍창표 과장(cp007.ho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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