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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국민 마라토너
게시일 : 2008-02-20 | 조회수 : 13,987
*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국민 마라토너
'봉달이'라는 애칭으로 친숙한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그는 20년이 넘는 세월을 한결같이 달리고 또 달렸고, 10년 넘게 한국 마라톤의 간판스타로 활약해 왔으며, 통산 39번의 마라톤 완주와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아시안게임 2연패 2001년 보스턴마라톤 우승 등 화려한 성적으로 한국마라톤의 명예를 빛냈다.
마라톤을 통해 국민들에게 진정한 스포츠정신과 불굴의 의지를 보여 주었던 그가 베이징올림픽 후 1년간 선수생활을 연장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밝혔다. 국민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이봉주 선수를 직접 만나 소탈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주요성적
* 올림픽 이후 1년 더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은퇴하겠다는 결심을 했는데 지금 심정은
* 내년 해외연수를 가는 목적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지
우선 해외연수의 1차 목적은 영어실력 향상입니다.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통역이 있긴 했지만 혼자 유창한 영어로 인터뷰에 응하고, 국제 육상인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언젠가는 국제육상계에서 한국을 위해 일할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또 다른 목적이 있다면 육상 선진국들은 어떤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어떻게 훈련하는지 직접 체험하고 싶습니다. 또한 스포츠와 관련된 생리학 또는 심리학 등을 공부한다면 귀국 후 한국육상 발전에 작은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해외연수에 대해 장소나 기간은 좀더 시간을 두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고, 가족과 함께 떠날 계획으로 두려움 보다는 그 동안 다소 소홀했던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을 같아 오히려 설레임이 더 큽니다.
* 이봉주 선수는 무척이나 자상하고 가정적이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슴이 따뜻한 남자라는 평을 듣기도 하고 부인에겐 애처가라고 하는데 사실인지
평소 대회출전이나 전지훈련 등으로 자주 집을 비우는데 한 가정의 가정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가족들에게 대한 항상 미안함 때문에 가족들에게 노력하는 모습이 주위에서 가정적인 모습으로 보인 것 같습니다. 나를 대신해 가정을 잘 이끌어 준 집사람이 너무 고맙기만 합니다.* 두 아이(우석이와 승진)를 둔 가장으로 휴가 때는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죠
휴가 때 여행을 가기도 하고 아이들이 물놀이를 워낙 좋아해 시간 날 때 수영장에 자주 가는데 물놀이를 좋아하는 우석이나 승진이가 '제2의 박태환'이 되지 않을까 조금 기대되기도 합니다.집안에서는 주로 말타기 놀이를 하기도 하는데, 승부욕이 강한 승진(동생)이가 우석(형)이 보다 조금이라도 말(이봉주 선수)을 더 타려고 때를 쓰다가 다툼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다툴 때면 한편으로 아빠에게 더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하면서 아빠로써 운동으로 다소 소홀하여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가슴이 찡하기도 합니다.
* 이봉주 선수의 아들 우석군은 인터넷에서 '얼짱 아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이봉주 선수의 어릴 때와 비교하면 외모, 성격 등 어때요
* 아이들에게 꼭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 육상에 많은 꿈나무 선수들이 이봉주 선수를 모델 삼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꼭 이것 하나만 해줬으면(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당부사항있다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년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 2012년 런던올림픽 등에서 세계적인 선수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훈련 외에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기본적인 훈련은 누구나 다 하는 것이고 그것만으로는 절대 승리할 수 없습니다. 많은 노력은 당연히 큰 고통이 따라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부단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합니다. 인내와 끈기라고 하면 너무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으니 우선 '이기고 싶다!'라는 승부욕과 의지로 온 몸을 채워보십시오. 그렇다면 고통의 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길겁니다.
나는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지만 남들보다 분명 더 많이 뛰었다고 자부합니다. 나는 늘 이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후배들이 지금보다 좀 더 노력하고 분발한다면 나보다 더 훌륭할 선수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역시도 후배들이 앞으로 훌륭한 선수들이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내년 가을이 지나면 태극 머리띠와 멋진 수염을 기르고 레이스에 나서는 이봉주 선수를 더 이상 볼 수 없다. 그러나 묵묵히 앞만 보고 자신을 다스리며 꾸준히 자기 갈 길을 가며 원칙과 정직함이라는 스포츠 정신의 정수를 온몸으로 보여 준 그를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지금은 너무나 흔한 수식어가 됐지만 '국민'이란 단어를 10년 넘게 지켜 온 마라톤 영웅이 이제 무거운 짐을 벗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삼성전자 육상단 강성도(ksd63box.ka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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