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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 삼성전자 육상단 선수들과의 밀접 인터뷰 및 기획 소식을 웹진에 담았습니다.

파워인터뷰

‘천재 육상 소녀’ 한국 마라톤의 희망이 되다!

게시일 : 2015-08-03 | 조회수 : 15,888

2010년 처음 출전한 5000m에서 한국 신기록(153860)을 세우며 혜성처럼 등장한 염고은 선수!

당시 그녀는 고교 1학년에 불과했고,‘육상 천재’라는 타이틀로 너무 일찍 주목 받게 되어 감당할

수 없는 부담으로 이어졌다. 오랜 기간의 부상과 슬럼프 끝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녀는 최근 두

차례의 마라톤 대회에서 국내 1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새롭게 출발하는‘마라톤의 샛별’염고은 선수를 만나 봤다.

 

  지난해 춘천국제마라톤에서 마라톤 데뷔와 동시에 국내 1(2:43:33)를 했는데, 처음 출전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까지 위기는 없었나요?

 

   - 처음엔 춘천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계획은 없었어요. 그런데 하계전지훈련 때 선배를 따라서 긴 거리

     훈련을 했는데 생각보다 잘 적응했고, 몸도 괜찮아서 긴 거리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훈련을 잘 소화했던 모습을 보신 김용복 코치님이 시험 삼아 한 번 뛰어 보라는 제안을 하셨고, 저는

     멋 모르고 출전하게 되었어요.  

     출발하기 전‘걸어 가더라도 꼭 완주는 하자!’라는 생각으로 달렸는데, 뛰는 중간 중간 정말 힘들었어요.

     특히 25km를 지나 오르막코스가 시작되고, 35km 이후에는 기온이 오르고 몸이 무거워져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어요. 하지만, 함께 뛰어 준 언니들이 30km까지 잘 이끌어 줘서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고,

     코치님의 1위로 달리고 있다는 말씀에 마지막까지 죽을 힘을 다해 달렸던 것 같아요. 완주하고 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순위와 기록을 떠나 그냥 완주했다는 거 자체만으로 너무 기쁘고

     뿌듯해서 울었던 것 같아요.  

 

지난 10월 춘천국제마라톤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한 염고은 선수의 모습

 

  춘천국제마라톤 우승 이후 6개월만인 올해 4월 대구국제마라톤에서 무려 약 9분을 단축하며 2시간3441초로  

    또다시 국내 1위를 차지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 국내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마라톤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기록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달렸어요.

     그런데 처음 마라톤 출전 때보다 몸이 가볍고, 날씨도 괜찮아서 페이스 조절이 잘 되었고,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어요. 이대로만 잘 유지한다면 2시간35분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욕심이 생겼고, 35km

     지난 직후부터 스퍼트를 내기 시작해서 끝까지 달렸어요.

     완주하고 나서‘아, 오늘 컨디션이 괜찮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예상했던 것보다 기록도 잘 나와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 더욱더 노력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육상 천재’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으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요?

 

   - 5000m 한국기록을 세웠던 당시 너무 어렸기에 대중의 관심이 부담으로 이어져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수록 몸이 따라 주지 않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지금의 김용복 코치님을 만나

     삼성전자 육상단에 입단하게 되었구요.

     황규훈 감독님과 김용복 코치님은 저를 끝까지 믿으시고, 1년간 마음 편히 운동하게 해주셔서 몸을 회복할

     수 있었고, 천천히 제가 육상에 흥미를 느끼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셔서 힘들었던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운동을 계속 할 수 있게 해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너무 감사 드려요.

 

  선배인 김성은 선수와 함께 한국 여자마라톤을 대표해 북경세계육상선수권의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는데, 대표로 선발된 기분과 각오는 어떤가요?

  

   - 어릴 적부터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는데, 그 꿈이 이렇게 빨리 이뤄지게 되어 정말 기쁘고 좋아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기에 약간의 부담감이 들기도 해요. 

     또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만 세계적 선수들과 한자리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이 대회가

     저에게는 중요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저를 응원해주시고 큰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들께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최선을 다 할

     거예요.

 

  7월부터 지리산에서 본격적인 하계전지훈련이 시작되었는데, 북경세계육상선수권을 대비한

    훈련계획과 보완 할 점이 있다면?

 

   - 7월에는 지리산에서 산악훈련과 보강훈련 위주로 기초 체력을 키우고 있고, 8월은 강원도 횡계에서

     도로훈련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에요. 그리고, 8 30일 경기를 위해 25중국에 입국해

     현지 훈련을 잘 적응해서 대회전까지 부상없이 준비하려고 해요.

     또 스스로 생각할 때 저는 체력과 정신력이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하계전지훈련 기간을 통해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운동량을 늘리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북경세계육상선수권에 김성은 선배도 함께 출전하게 되었는데 평소에 몸 관리가 철저하고 스트레칭

     하나도 대충하지 않는 선배를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고, 배울 점도 많아 본보기로 삼고 열심히

     준비하려고요.

 

                      

지리산 하계전지훈련지에서 훈련하고 있는 염고은 선수의 모습

 

  육상선수의 길을 후회한 적은 없나요? 만약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 만약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워낙 운동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꼭 육상이 아니더라도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는 됐을 것 같아요. 가끔 팀 내에서 축구 게임을 하는데 달리는 것도 자신있고,

   공차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축구 잘한다는 소리를 종종 들어본 적이 있는데,

   다시 돌아간다면 축구 선수를 해볼까요? (웃음)

   그런데 스포츠의 기본이 육상이고, 그 중에 마라톤은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오고, 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그것을 극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제게 가장 큰매력으로 와

   닿았어요. 그래서 마라톤 선수의 길을 택한 게 후회되지 않아요.

   지금 육상선수라는 게 자랑스럽고 행복해요.  

 

  어릴 때부터 육상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던 것 같네요, 혹시 남자친구는 있나요? 이상형은?

 

  - 연애는 하고 싶지만 환상이랄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웃음)

    제가 평소에 드라마를 즐겨 보는데, 볼 때마다 이상형이 매번 바뀌어서 딱히 정해두고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현실에서 이상형을 만나기란 쉽지 않잖아요. 기준을 정해두면 눈만(?) 높아 질 것 같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 선입견도 생길 것 같아요.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연애보다는 운동에 전념해서 목표를 달성하고 난 후에 천천히 좋은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어요.

 

□ 오랜 슬럼프 기간 가장 힘이 되고 위로가 되 준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제가 초등학교 때 언니가 하는 모든 게 다 좋아서 무조건 따라 했었어요. 언니가 먼저 운동을 시작했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저도 육상부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운동을 하다 보니까 제가 육상에 소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어린 나이에 운동이 너무 재미 있었어요.

   그렇게 운동이 마냥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5000m 한국신기록 이후 뜻 하지 않게 주위의 관심이 쏟아졌고,

   당시 어렸던 저에겐 크나큰 부담이 되고 너무 힘들었어요.   

   힘들었던 시기에 부모님과 언니는 저를 위해 힘이 되 주시고,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주셨지만  당시에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을 생각할 만큼의 여유도 없었고, 그냥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다 핑계겠죠. 그 때나 지금이나 고집 센 저를 먼저 생각해주고 품어 주는 가족이 있어서

   언제나 힘이 나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현재 떠오르는 마라톤 샛별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 현재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북경세계선수권을 잘 치렀으면 좋겠고, 이 대회가 저에게는 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중요한 대회라고 생각해요. 이 대회를 바탕으로 마라톤의 자신감도 얻고, 점차 경험을 쌓아서 내년

    리우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출전하는 게 제 목표예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서 향후 여자마라톤을 대표하는 간판이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염고은 선수를 응원하고 격려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한마디 해주세요.

 

  - 육상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비인기종목이라 대중의 관심도 부족하고, 때로는 힘이 들 때도 있는데 그럼에도

    묵묵히 육상의 길을 가는 선배님과 후배들에게 힘내시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관심과 격려가 달릴 때 정말 힘이 되고, 다시 달릴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언제나 저를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한국 육상을 위해 지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이 감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꼭 좋은 결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팀 동료들과 지도자가 보는 염고은 선수는?

 

  - 김용복 코치 : 어릴 때 웨이트 보강훈련으로 몸을 잘 만들어서 마라톤 선수로 운동 능력이 좋습니다.

                         좀 아쉬운 건 지금보다 운동량을 좀더 늘리면 충분히 해낼 수 있고, 워낙 몸이 타고나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음에도 본인은 아직 그걸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스스로의 정신적인 부분을 조금만 더 잡아주면 앞으로 여자마라톤은 염고은 선수의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성은 선수 : 고은이는 항상 밝고 웃음이 가득한 아이예요. 그래서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면 주위사람들도

                         어느샌가 함께 웃게 되어 많은 힘이 된답니다. 고은이가 마라톤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빠른 적응력으로 힘든 과정을 잘 이겨 내는 것 같아요.

                         그 과정이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어린 고은이가 대견해요.

                         앞으로 경력이 쌓여 노하우가 생기다보면 지금보다 더 나은 기량으로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되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예요.

 

  - 이숙정 선수 : 고은이는 평소엔 정말 활발하고 장난끼도 많아요. 너무 밝고 활발해서 어떤 때는 감당이 안될

                         때도 있어요. (웃음)

                         가끔 투덜대는 게 귀여운 막내 같지만, 운동할 때 만큼은 누구보다도 집중해서 열심히 하고,

                         아직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은 아이 같아요.  

 

  - 현서용 선수 : 2013년 저와 함께 입단해서 어느 덧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그 동안 봐왔던 고은이는

                         항상 밝고 웃음이 많은 친구예요. 평소에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는데 운동할 땐 또 장난기 없이

                         진지하구요. 이번 북경세계육상선수권에 나가서도 꼭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7월 하계전지훈련시 여자장거리팀 선수단의 모습(왼쪽부터 염고은, 현서용, 이숙정, 김성은 선수)

 

인터뷰 내내 쾌활한 모습을 보여 줬던 어린 소녀가 마라톤에 대해 말할 때 만큼은 진지했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을 나이에 마라톤에 대한 확신과 뚜렷한 목표가 있는 그녀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이봉주, 권은주 선수가 은퇴한 이후 위기의 시대를 보내고 있는 지금, 마라톤의 침체기인 한국육상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주인공이 염고은 선수가 되길 바란다.

 

 

                                                                 최송례 사원(songrye.choi@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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