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육상단

중앙일보 서울국제마라톤이 2일 오전 9시 초가을의 화창한 날씨 속에 잠실종합운동장을 출발해 판교를 돌아오는 42.195㎞ 풀코스에서 펼쳐졌다. 모두 5명의 선수가 참가 각자의 목표에 도전했던 삼성전자 육상단 선수들은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아쉬운 결과도 있었다.

박주영,김제경,이명승,존나다사야 선수가 참가한 남자부에서는 경기전 테크니컬 미팅에서 페이스메이커의 5km 구간 페이스가 15분10초로 알려져 이 페이스로 달릴 경우의 over pace를 우려한 코칭스탭은 이명승선수가 박주영과 김제경을 15분40초의 2시간12분대 페이스로 30km까지 경기를 끌어 주기로 결정했다. 이명승선수는 8월말 파리세계육상선수권을 마치고 이번대회에는 스피드 향상차원에서 하프까지 달리기로 했으나 내부 페이스메이커로 달리게 됐다.

한편 존나다사야 선수는 20km부터 30km 까지 대회의 공식 페이스메이커로(다른 외국선수들에겐 그가 pacer임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참가해 30km 이후 본인의 컨디션에 따라 완주할 계획이었다. 이런 작전대로 경기는 진행되고 있었다. 선두권에는 아프리카 선수들과 김이용선수가 달리고 있었으며 그 뒤를 이명승,김제경,박주영,보니파스(케냐) 4명이 따르고 있었다.

16.5km 지점에서 삼성전자 선수들은 선두그룹에 45초 뒤져 있어 목표한 기록의 달성이 무난해 보였으나 반환점을 돌아나온 25km 지점에서는 약 1분 이상의 기록차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28km 지점에서 이명승 선수가 레이스를 중단한 이후 박주영선수는 스퍼트를 시작, 차례로 앞에 있던 아프리카 선수들을 제치며 전체 6위, 국내 2위인 2시간14분07초를 기록했다.

박주영선수는 비록 올림픽기준기록(2시간12분00초)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삼성전자 입단 전 마라톤 최고기록이었던 2시간17분56초에서 지난 동아마라톤에서 2분39초, 이번 중앙마라톤에서 다시 1분10초를 앞당기며 계속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박주영선수는 경기 후 내년 봄 대회에서 반드시 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20km 지점까지 선두들이 페이스 메이커를 쫓아가지 않아 코스기록 경신을 노리던 대회관계자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였으나 타 선수들에겐 페이스 메이커임을 비밀로 한 존나다사야 선수가 20km 지점부터 치고 나가자 그때 부터 케냐의 윌슨 온사레와 프레드 키프롭,에스토니아의 로스쿠토프도 스피드를 올려 경기는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20km에서 25km split time 이 14분43초, 25km에서 30km 까지가 14분50초로 초고속 레이스를 펼치던 선두권 선수들은 엎치락 뒷치락 경기를 펼쳤고 결국 파워에서 앞선 로스쿠토프가 2시간9분15초의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계속 선두를 달리던 윌슨 온사레는 35km 지점에서 갑작스런 복통과 뒷굼치 통증으로 3위에 머물렀으며 존나다사야선수는 2위에 올랐다. 존은 2001년 밀라노마라톤 우승 이후 본인 으로서는 2번째로 좋은 기록인 2시간10분13초를 기록했다. 아테네올림픽 기준기록 통과를 노렸던 국내선수 중에는 김이용(구미시청)선수가 5위, 김제경선수는 9위를 차지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정윤희(서울도시개발공사)선수가 2시간30분 50초의 대회 최고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정윤희선수와 2위 채은희(코오롱.2시간31분38초)선수는 올림픽 기준 기록(2시간32분0초)을 통과해 내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출전 자격을 얻었다.
레이스 초반부터 줄곧 선두그룹에서 경기를 리드하던 오정희선수는 30km 지점에서 갑작스런 컨디션 부진으로 아쉽게 레이스를 포기했다.

[남자부 경기결과]

1.파벨 로스쿠토브(에스토니아) 2:09:15
2.존 나다사야(삼성전자) 2:10:13
3.윌슨 온사레(케냐) 2:10:55
4.프레드 키프롭(케냐) 2:12:27
5.김이용(구미시청) 2:13:05
6.박주영(삼성전자) 2:14:07
9.김제경(삼성전자) 2:16:02

[여자부 경기결과]

1.정윤희(도시개발공사) 2:30:50
2.채은희(코오롱) 2:31:38
3.이은정(충남도청) 2:32:55
4.배해진(도시개발공사) 2:3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