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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세계육상]대회 후기1;일본,중국의 선전. 그러나 한국은....
게시일 : 2003-09-16 | 조회수 : 5,634
제9회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막을 내린 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그 치열했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우리의 육상 현실과 세계수준과의 격차도 확인할 수 있었고
같은 아시아 국가인 중국,일본의 선전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운 마음을 가지기도 했다.
파리 대회를 토대로 우리 육상, 특히 삼성전자 육상단이 운영하고 있는 장거리,경보 종목부문에 대해 집중 분석을 실시해 본다.
1.인기종목 육상, 하지만 한국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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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월드컵, 하계올림픽에 이어 세계 3대 스포츠로 꼽히는 대제전이다.
하지만 이 말이 적어도 우리국민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바로 국내
육상 수준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 생드니 경기장은 수용인원이 8만 명(최대 10만 명까지 가능)
임에도 불구하고 종목별 예선 경기는 1층 전 관람석이, 결승전이 벌어진 날에는 거의 최상층까지
관중석이 가득 차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단순히 관중이 많다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한국도 관중동원으로 관중석을 채울 순 있다) 자국선수가 출전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국가의 세계적 선수가 출전하거나 전광판에 얼굴만 비춰도 관중들의 환호가 대단했다는 점이다.
이는 육상이 유럽국가에서 매우 인기가 있는 스포츠 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골든리그,
실내육상 경기 등이 끊임없이 개최되고 이는 유로스포츠를 통해 생중계 된다.) 물론 이들 국가가
육상강국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까지 9번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중 1991년 일본 도쿄, 2001년 캐나다
에드먼튼 단 두 차례만 비 유럽권 국가에서 대회가 개최됐을 뿐이다. 만약 다음 번에 한국에서 대회가
개최된다면 파리에서 처럼 루마니아의 스자보가 여자 5000m 경기에 출전하거나 케냐의(지금은 덴마크로 국적을 변경했지만) 윌슨 킵케터가 남자 800m 경기에 출전할 때 관중의 함성이 들릴지 의문이다.
제10회 대회도 역시 유럽의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다.
2.한국 경보 초유의 연속 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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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에는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마라톤 외에 한국이 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육상의 유일한
종목이라는 말과 함께 대한육상경기연맹의 정책종목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국내 경보는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다. 여자 경보에서는 한국기록
제조기라는 김미정선수가(울산시청) 계속 한국기록을 수립했고 남자부에서도 신일용(삼성전자),
김동영,이대로(이상 서울시청) 등이 번갈아 한국기록을 수립하며 세계수준으로의 도약을 꿈꾸어 왔다.
하지만 이번 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모두 동반 실격이라는 결과를 접하고서는 육상계와
경보관계자들은 충격에 싸여 있다. 첫날 경기에서 이대로선수가 초반에 실격을 당한데 이어 이튿날
믿었던 김미정선수 마저도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실격당해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지난 대회였던 에드먼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신일용이 1시간27분47초로 19위, 김미정이 1시간35분30초로 14위에 오른 적이 있어 이번 파리대회의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2001년 전국체전에서의 판정문제로 경보
심판 중 일부가 교체된 일이라던가 매년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는 판정 문제, 국내 경보의 국제정보 부족 등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10월에 전국체전이 끝난 후 다음해 4월까지 거의 6개월간 국내경기가 전혀 없어 선수들의 실전
경험이 부족한 점 등은 조속히 개선해야할 사항이다.
다행히도 연맹차원에서 외국 우수지도자 영입을 계획하고 있고 10월 달에는 제1회 경보선수권대회도
개최될 예정이라고 하니 파리에서의 실패를 교훈 삼아 한국경보가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삼성전자 육상단도 한국 경보 발전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것임은 물론이다.
3.일본, 중국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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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 1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한 나라는 200여 참가국 중 모두 42개국이다.
이 중 아시아 국가는 카타르,일본,중국 단 세 나라만이 포함되어 있다. 카타르는 케냐 선수를 영입,
3000m 장애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자국선수가 아닌 아프리카 선수여서 그 의미가 조금 퇴색되어
있지만 일본과 중국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은 남자 200m에서 동양인으론 최초로 단거리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남자 햄머의
무로후시 고지는 금메달을 바라봤으나 부상으로 역시 동메달, 여자 마라톤에서는 은,동메달을 획득,
모두 은1, 동3의 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공식 메달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남녀 마라톤 월드컵에서(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획득,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 중국의 선전도 눈부신데 에드먼튼에선 노메달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여자 10000m 에서 아시안게임 5000m, 10000m 2관왕 쑨 인지에가 이디오피아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동메달을 획득했고 남자 110m 허들에서도 류 시앙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일본이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과 중국이 110m 허들에서 동메달을 딴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데 우리도 마라톤 이외의 우수선수들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 진다면
세계수준으로의 도약이 가능할 수 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결과였다.
가장 기초종목이면서도 가장 원초적인 스포츠. 육상!!
우리선수들의 국제경쟁력 확보와 국내의 인기스포츠로 자리 매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